삼성전자 노조 파업 (비노조 경영, 전삼노, EVA)

삼성전자 노조, 사상 첫 파업 선언…"사측이 노동자 무시" | 중앙일보 (joongang.co.kr)
삼성전자 노조, 사상 첫 파업 선언…"사측이 노동자 무시" | 중앙일보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을 선언했다.
www.joongang.co.kr
삼성전자가 파업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이고 지금 HBM 전쟁 중인 상황에서 파업을 한다고 하니 다들 관심이 많습니다.
첫 직장생활을 삼성 그룹에서 시작했는데 당시 신입사원 교육 때 비노조 경영에 대해 교육을 받았던 게 기억납니다.
노조를 조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돈도 많이 주고 만족하게 해준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지난 10여년간 많이 변한 거 같습니다.


2018년 삼성전자에 노조가 처음 생기고 지금은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중에 가장 큰 노조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24년 5월 기준 2만8천여명이라고 합니다.
파업을 선언한 것도 전삼노인데 외부 시선이 좋아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조선일보 기사라서 더 그럴 수 있지만 제목부터가 삐딱합니다.
‘연봉 상위 4%’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 (chosun.com)
‘연봉 상위 4%’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
연봉 상위 4%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
www.chosun.com
평균 연봉 1.2억의 노동조합 집단이 연봉과 성과급을 더 달라고 파업을 한다는 게 일반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지, 공감어린 눈빛을 보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23년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인원 12.4만명 중 2.8만명이 조합원이니 직원의 약 22%입니다.
그런데 DS(반도체)가 조합원의 90%를 차지한다고 하니 DS(반도체)의 35%가 노동조합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삼노 측 주요 요구사항은 2가지인데 연봉인상률과 성과급 지급조건입니다.
연봉인상률은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된 연봉 인상률 5.1%를 아닌 6.5%를 요구하는 것인데, 신문기사에 따르면 '억대 연봉자의 노동 쟁의'에 대한 비판적 여론으로 이 건은 철회했다고 합니다.
두번째가 성과급 지급 조건을 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라는 것입니다.

EVA(경제적 부가가치)는 많은 대기업의 성과평과 및 보상 지표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990년 초반에 미국 컨설팅 기업인 스턴 스튜어트사(Stern Stewart & Co.)에 의해서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자본비용이 고려가 안되는 회계적 이익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라서 투자자와 경영자 입장에서 의미가 있는 수치입니다.

EVA를 아주 간단히 표현하면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이자비용, 주주 기회비용를 뺀 것입니다.
계산방법은 다양하지만, 어쨌든 주요 내용은 "영업에 대한 것만 계산"하는 것과 "주주의 기회비용"까지 계산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영업에 대한 것만 하기 때문에 영업외 항목은 제외해야 합니다.

회계에서 사용하는 순이익은 주주의 기회비용이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내돈 1억, 은행 빛 1억으로 총 2억을 투자해서 2천만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중 1천만원을 이자비용으로 내고 세금을 5백만원 내면 당기순이익이 +5백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내돈 1억을 다른데 투자해서 10% 수익으로 1천만원 벌 수 있었다면, EVA는 -5백만원이 됩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0년 기사입니다.
삼성 관련 내용이 있네요, 삼성의 요구수익률은 14% (대단히 높네요..)이고 EVA의 25%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때론 사원의 기 꺾는 EVA | 재무회계 | DBR (donga.com)
[DBR] 때론 사원의 기 꺾는 EVA
기업의 성과평가 및 보상 지표로 최근 가장 널리 쓰이는 게 바로 EVA(Economic Value Added. 경제적 부가가치)다.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 대기업의 대부분이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EVA를 사용하고 있
dbr.donga.com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전삼노에서 주장하는 성과금 산정 기준을 EVA가 아니라 영업이익으로 바꿔 달라는 것은 성과급 산정할 때 이자비용, 법인세, 주주 기회비용을 빼기 전에 금액을 기준으로 해달라는 것입니다.
올해 초에 지급되는 '23년 성과급이 반도체 부문은 0%였습니다.

'23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6.6조원이었습니다.
그런데 EVA를 계략 산정해보면, 대략 ▲30조원 수준입니다
EVA = 영업이익(6.6조) - 법인세(▲4.5조) - 투하자본(약 400억) x WACC (8%)
투하자본은 자산 450조원에서 건설중인자산이나 기타 영업외자산을 대략 50조원이라 봤고, WACC은 8%로 임의 산정했습니다.
삼성전자 같이 자산이 400조 이상인 회사의 자본비용은 엄청납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EVA기준으로 성과급을 받으려면 영업이익은 최소 30조원 이상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