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리스 시리즈 '돌풍'을 추천합니다.
토요일 점심을 먹으며 무심코 넷플릭스 '돌풍'을 틀었는데,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12부작임에도 스토리 진행이 정말 빠르고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6월 30일 기준 한국의 넷플릭스 시리즈 2위를 하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현 시대의 정치인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과거를 잊지 못하는 전 전대협 의장 한민호, 괴물과 싸우다 그보다 더 큰 괴물이 된 정수진과 장일준, 태극기부대의 아버지 조상천, 그리고 검찰개혁을 외치는 이장석과 권력지향 검찰들...
한편으로는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 박동호가 장일준과 같은 괴물이 되고 정수진이 대통령이 되는 결말을 기대했습니다.
박동호가 돌풍을 만들어도 인간의 본성은 권력을 탐하게 되어 있어서, 그 이후에 아름다운 꿈을 갖고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도 제 2의 장일준과 정수진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서로 견제하고 토론하며 민주적인 방식으로 사회가 발전해나가겠지요.
박동호가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정치를 했다는 말이 오히려 보는 사람으로 솔직하고 진실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합니다.
돌풍의 제작사는 스튜디오드래곤과 팬엔터에인먼트입니다.
두 회사 모두 최근에 주가흐름이 좋지는 않았지만 돌풍이 발표된 6월 28일에는 주가가 상승하긴 했습니다.
팬엔터테인먼트 사업보고서를 보다보니 재밌는 걸 찾았습니다.
'돌풍'이 최초 기획단계에서는 TVN에서 방영하기로 계획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아래 기사를 보면 '23년 3월 넷플릭스 제작 확정이라고 하니, 실제 제작단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제작비 지원을 받고 사전 판매를 확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돌풍’, 설경구·김희애 출연 확정..웰메이드 정치 스릴러 (breaknews.com)
돌풍 제작비가 약 200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 및 자금지원을 하고 팬엔터테인먼트가 실질적인 제작을 담담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제작/편성 매출보다 드라마 유통 관련 판매 매출이 큽니다.
반면 팬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제작 후 납품하는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고 별도 판매 조직도 없습니다.
드라마 '돌풍' 건에 한정해서는 팬엔터테인먼트는 Cost+fee 수준 계약일 것으로 보이네요.
전 세계 190개국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고 하니 오징어게임 때 처럼 대박이 나면 넷플리스가 나고 쪽박이 나도 넷플릭스가 날 것입니다.
오징어게임 이후 계약구조가 바뀐다고 했고 그래서 일부 스튜디오드래곤의 수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돌풍'이 진짜 돌풍을 일으켜 이슈를 받으면 스튜디오드래곤보다 시총이 더 작은 팬엔터테인먼트가 단기적으로 크게 상승할 수는 있겠네요.
그나저나 저는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