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얀부에 세계 최대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을 짓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 기사입니다.
초저가 中보다 더 센 놈 떴다…중동 직격탄에 한국 초비상 | 한국경제 (hankyung.com)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게 있습니다.
바로 에틸렌입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대표 원료로 합성수지, 합성원료, 합성고무 등 다양한 물질을 만드는 데 기초 원료로 사용되고, 심지어 쌀 알갱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산업의 쌀로 불립니다.
대표제품으로 폴리에틸렌과 EVA가 있는데, 주변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물건들이 에틸렌을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에틸렌은 나프타로부터, 나프타는 원유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원유에 열을 가하면 끓는점이 낮은 순서로 기화됩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원유를 분별증류하여 다양한 물질로 분리를 하는데, 나프타는 이런 정유공정을 통해서 생산됩니다.
다시 NCC라 불리는 나프타 분해설비에서 나프타는 에틸렌으로 바뀝니다.
두번의 공정을 거쳐서 "원유 - 나프타 - 에틸렌"으로 변화합니다.
석유화학 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에틸렌 스트레드(Ethylene Spread)'라는 것이 있습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판매가격 - 나프타 가격'을 나타냅니다.
나프타 가격은 원유가격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거의 같이 움직입니다.
그러다보니 원유가격이 올라가고 에틸렌 가격이 떨어지면 에틸렌 스프레드가 떨어지고,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약 10년전까지만 해도 석유화학기업의 수익성이 좋았었습니다.
차화정이라고 자동차, 화학, 정유 주식이 크게 올랐었는데요.
우리나라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1000만톤 수준인데, 지난 5년간 중국은 생산량을 2500만톤 늘렸습니다.
중국의 물량공세에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몇년간 계속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기업의 에틸렌 스프레드 BEP는 300불 수준인데 그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한 때 잘나가던 우리나라 대표 석유화학 기업들이 사업개편을 빠르게 서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의 물량공세로 힘든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모래폭풍이 불려고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얀부에 세계 최대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을 짓고 있습니다.
COTC는 Crude Oil to Chemical이라는 뜻으로 기존에 '원유 - 나프타 - 에틸렌' 구조에서 '원유 - 에틸렌'을 바로 생산하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입니다.
석유를 뽑아낸 바로 그 자리에서 제품을 만들어내니 운송료와 관세도 없어서 이 공장의 생산단가는 한국의 3분의 1(에틸렌 기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앞으로 중동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의 양은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량과 비슷한 천만톤 수준입니다.
공급량은 계속 느는데, 저렴하게 생산 가능한 중동산 에틸렌이 등장하며 에틸렌 스프레드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원가는 300~350불, 중국은 300불 이내인데 이미 생산을 시작한 일부 공장의 가격이 200불 수준이라고 합니다.
내년 가동하는 사우디 얀부 COTC는 100불 내외로 추정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석유화학 기업들은 어떻게 될까요, 사업개편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중국 뿐만아니라 중동에서도 치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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